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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낭송대회 응모 하세요>접수기간/9.5~9.30/한국시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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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하 작성일12-09-12 09:39 조회1,1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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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시낭송대회 응모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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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 낭송대회가 열립니다. ‘시’는 눈으로 읽는 것도 큰 감동이 오지만 소리로 전달하는 낭송은 문자를 뛰어 넘는 공감내지는 내면의 충족과 깊은 감동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시낭송은 노래보다 감동적이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시인과 시민들의 시낭송 경연대회는 모든 시인과 국민들의 위안과 감정 소통의 정서를 마음껏 전달하는 국민적 여망의 한마당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경제성장을 앞세웠고 세계적 레벨의 국가로 걸어가고 있지만 떨칠 수 없이 허전하고 불안하며 갈등 속에 있는 국민들 마음에 위안을 줄 수 있는 것을 찾다가 ‘시’ 경연대회를 열기로 하였습니다. 시 경연대회는 한국시단을 이끌어온 55년 전통의 한국시인협회(회장 신달자)와 인문적 가치의 최고 덕목인 사랑, 가족, 생명존중을 강조하는 교보생명( 대표이사, 신창재)이 공동으로 주최합니다. 시낭송경연대회로 시인협회는 더욱 더 국민들께 다가서게 될 것입니다. 시낭송 경연대회는 하나의 시 운동입니다. 이번 시낭송 경연대회가 모쪼록 모든 국민들의 소망과 꿈이 이루어지고 행복하고 즐거운 시 축제가 되기를 바랍니다. 국민들이 좋아하는 애송시 70편으로 이루어지는 시 낭송대회에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 개최요강 *

1. 시상내역 * 대상 1명 300만원

최우수상 각 2명 200만원

우수상 각 2명 70만원

장려상 각 3명 30만원

인기상 각 1명 50만원

특별상 각 1명 50만원

2. 참가자격 *시인, 일반인(시낭송가와 관계없이 참가가능)

성인남녀( 19세 이상)들을 중심으로 이루어 집니다

3. 낭송기준 * 본회 선정위원회에서 선정한 70편중 선택

홈페이지 참조: (사)한국시인협회(www.koreapoet.org)

교보생명(www.kyobo.co.kr)

교보문고(www.kyobobook.co.kr)

* 자작시 제외.

* 작품은 반드시 암송해야 합니다.

* 2인 그 이상 합송도 가능.

4. 접수방법 및 참가문의 * 한국시인협회 이메일Kpoem21@hanmail.net 02)764-4596

 

* 교보생명 이메일 본사: docher00@kyobo.com 02)721-2263

5. 접수기간 * 2012.9.5~ 2012.9.30

6. 심사방법 * 예심 각 지역 교보생명 빌딩 대강당

및 지역 광주지역 - 10월 17일/교보생명 호남FP본부

광주광역시 동구 호남동 23-2번지 대원빌

대전지역 - 10월 18일/교보생명 중부FP본부

대전광역시 중구 선화동 382-11번지 교보빌딩

부산지역 - 11월 6일/교보생명 부산FP본부

부산광역시 중구 중앙동 4가 88-7 교보빌딩

대구지역-11월7일/교보생명 대구FP본부

대구광역시 달서구 두류2동 150-6 교보빌딩

서울지역 - 11월 15일/문학의집 (02=778 1027)

서울특별시 중구 예장동 2-20(문학의 집 길 21)

 

* 본심

교보생명 서울본점 대강당 2012년12월7일(금) 6시

 

* 심사위원: 추후 발표

 

 

 

 

 

 

 

 

 

 

 

 

 

 

 

 

 

선정위원회에서 선정한

국민애송시 70편

(가 나 다 순)

1. 강은교 / 우리가 물이 되어

2. 고 은 / 문의 마을에 가서

3. 권혁웅 / 애인은 토막난 순대처럼 운다

4. 기형도 / 빈집

5. 김남조 / 겨울바다

6. 김사인 / 노숙

7. 김소월 / 초혼

8. 김수영 / 풀

9. 김선우 / 민둥산

10. 김영랑 / 모란이 피기까지는

11. 김용택 / 섬진강1

12. 김종길 / 성탄제

13. 김종철 / 해 뜨는 곳에서 해지는 곳까지

14. 김종해 / 바람부는 날

15. 김지하 / 타는 목마름으로

16. 김춘수 / 꽃

17. 김후란 / 눈의 나라

18. 김혜순 / 생일

19. 나희덕 / 와온에서

20. 노천명 /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21. 도종환 / 담쟁이

22. 문정희 / 나의 아내

23. 문태준 / 맨발

24. 박두진 / 청산도

25. 박목월 / 가정

26. 박인환 / 목마와 숙녀

27. 박재삼 / 울음이 타는 가을강

28. 박형준 / 입술

29. 박희진 / 나의 애인

30. 백석 /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

31. 서정주 / 자화상

32. 성찬경 / 거리가 우주를 장난감으로 만든다

33. 신경림 / 농무

34. 신달자 / 끈

35. 안도현 / 가마우지

36. 오규원 / 한 잎의 여자 1

37. 오세영 / 원시

38. 오탁번 / 그 옛날의 사랑

39. 유안진 / 자화상

40. 유치환 / 행복

41. 윤동주 / 별헤는 밤

42. 이가림 / 바지락 줍는 사람들

43. 이건청 / 하류

44. 이근배 / 독도 만세

45. 이상 / 거울

46. 이상화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47. 이수익 / 우울한 샹송

48. 이육사 / 광야

49. 이정록 / 의자

50. 이형기 / 낙화

51. 장석남 / 망명

52. 정일근 / 둥근, 어머니의 두레밥상

53. 정지용 / 향수

54. 정진규 / 연필로 쓰기

55. 정현종 /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56. 정호승 / 서울의 예수

57. 정끝별 / 강그라 가르추

58. 조병화 / 오산 인터체인지

59. 조지훈 / 승무

60. 조정권 / 산정묘지1

61. 최동호 / 반구대 향유고래의 사랑노래

62. 최승자 / 해남 대흥사에서

63. 최정례 / 생각의 까마귀떼라

64. 천상병 / 귀천

65. 천양희 / 우표 한 장 붙여서

66. 한용운 / 님의 침묵

67. 허영자 / 친전

68. 허형만 / 겨울 들판을 거닐며

69. 홍윤숙 / 장식론 1

70. 황동규 / 즐거운 편지

 

 

 

 

 

 

선정위원회에서 선정한 국민애송시 70편 (가 나 다 순)

 

1. 강은교 / 우리가 물이 되어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라도 한다면.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불로 만나려 한다.벌서 숯이 된 뼈 하나가세상의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리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저 불 지난 뒤에흐르는 물로 만나자.푸시시 푸시시 불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올 때는 인적 그친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2. 고 은 / 문의 마을에 가서

 

 

겨울 문의 마을에 가서 보았다. 거기까지 닿은 길이 몇 갈래의 길과 가까스로 만나는 것을. 죽음은 죽음만큼 길이 적막하기를 바란다. 미른 소리로 저마다 추운 쪽으로 뻗는구나. 그러나 삶은 길에서 돌아가 잠든 마을에 재를 날리고 문득 팔짱 끼어서 먼 산이 너무 가깝구나. 눈이여,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느냐. 겨울 문의에 가서 보았다. 죽음이 삶을 껴안은 태 한 죽음을 받는 것을. 끝까지 사절하다가 죽음은 인기척을 듣고 저만큼 가서 뒤를 돌아다본다. 모든 것은 낮아서 이 세상에 눈이 내리고 아무리 돌을 던져도 죽음에 맞지 않는다. 겨울 문의(文義)여, 눈이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느냐.

 

 

 

 

 

 

 

 

 

 

 

3. 권혁웅/ 애인은 토막 난 순대처럼 운다

 

 

 

지금 애인의 울음은 변비 비슷해서 두 시간째

끊겼다 이어졌다 한다

몸 안을 지나는 긴 울음통이 토막 나 있다

신의주찹쌀순대 2층, 순대 국을 앞에 두고

애인의 눈물은 간을 맞추고 있다

그는 눌린 머릿고기처럼 얼굴을 눌러

눈물을 짜낸다

새우젓이 짜부라든 그의 눈을 흉내 낸다

나는 당면처럼 미끄럽게 지나간

시간의 다발을 생각하고

마음이 선지처럼 붉어진다 다 잘게 썰린

옛날 일이다

연애의 길고 구부정한 구절양장을 지나는 동안

우리는 빨래판에 치댄 표정이 되었지

융털 촘촘한 세월이었다고 하기엔

뭔가가 빠져 있다

지금 마늘과 깍두기만 먹고 견딘다 해도

동굴 같은 내장 같은

애인의 목구멍을 다시 채워줄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버릇처럼 애인의 얼굴을 만지려다 만다

휴지를 든 손이 변비 앞에서 멈칫하고 만다

 

 

 

 

 

 

 

4. 기형도 / 빈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어라, 짧았던 밤들아창 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아무 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5. 김남조 / 겨울바다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미지(未知)의 새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매운 해풍에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버리고허무의 불 물이랑 위에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언제나 시간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기도의 문이 열리는그런 영혼을 갖데 하소서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인고(忍苦)의 물이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6. 김사인 / 노숙

 

헌 신문지 같은 옷가지들 벗기고 눅눅한 요 위에 너를 날것으로 뉘고 내려다본다 생기 잃고 옹이 진 손과 발이며 가는 팔다리 갈비뼈 자리들이 지쳐 보이는구나 미안하다 너를 부려 먹이를 얻고 여자를 안아 집을 이루었으나 남은 것은 진땀과 악몽의 길뿐이다 또다시 낯선 땅 후미진 구석에 순한 너를 뉘었으니 어찌하랴 좋던 날도 아주 없지는 않았다만 네 노고의 헐한 삯마저 치를 길 아득하다 차라리 이대로 너를 재워둔 채 가만히 떠날까도 싶어 네게 묻는다 어떤가 몸이여

 

 

 

 

 

 

 

 

 

 

 

 

 

 

 

 

 

 

 

 

7. 김소월 / 초혼(招魂)

-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 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8. 김수영 / 풀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9. 김선우 / 민둥산

 

 

세상에서 얻은 이름이라는 게 헛묘 한채인 줄 진즉에 알아챈 강원도 민둥산에 들어 윗도리를 벗어올렸다 참 바람 맑아서 민둥한 산 정상에 수직은 없고 구릉으로 구릉으로만 번져 있는 억새밭 육탈한 혼처럼 천지사방 나부껴오는 바람속에 오래도록 알몸의 유목을 꿈꾸던 빗장뼈가 열렸다 환해진 젖꽃판 위로 구름족의 아이들 몇이 내려와 어리고 착한 입술을 내밀었고 인적 드문 초겨울 마른 억새밭 한기 속에 아랫도리마저 벗어던진 채 구름족의 아이들을 양팔로 안고 억새밭 공중정원을 걸었다 몇번의 생이 무심히 바람을 몰고 지나갔고 가벼워라 마른 억새꽃 반짝이는 살비늘이 첫눈처럼 몸속으로 떨어졌다 바람의 혀가 아찔한 허리 아래로 지나 깊은 계곡을 핥으며 억새풀 홀씨를 물어 올린다 몸속에서 바람과 관계할 수 있다니! 몸을 눕혀 저마다 다른 체위로 관계하는 겨울풀들풀뿌리에 매달려 둥지를 튼 벌레집과 햇살과그 모든 관계하는 것들의 알몸이 바람 속에서 환했다더러 상처를 모신 바람도 불어왔으므로햇살의 산통은 천년 전처럼

그늘 쪽으로 다리를 벌린 채였다세상이 처음 있을 적 신께서 관계하신알 수 없는 무엇인가도 내 허벅지 위의 햇살처럼알몸이었음을 알겠다 무성한 억새 줄기를 헤치며민둥한 등뼈를 따라 알몸의 그대가 나부껴 온다그대를 맞는 내 몸이 오늘 신전이다

 

 

 

 

 

 

10. 김영랑 / 모란이 피기까지는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11. 김용택 / 섬진강 1

 

 

가문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퍼가도 퍼가도 전라도 실핏줄 같은개울물들이 끊기지 않고 모여 흐르며해 저물면 저무는 강변에쌀밥 같은 토끼풀꽃,숯불 같은 자운영꽃 머리에 이어주며지도에도 없는 동네 강변식물도감에도 없는 풀에어둠을 끌어다 죽이며그을린 이마 훤하게꽃등도 달아 준다흐르다 흐르다 목메이면영산강으로 가는 물줄기를 불러뼈 으스러지게 그리워 얼싸안고지리산 뭉툭한 허리를 감고 돌아가는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섬진강물이 어디 몇 놈이 달려들어퍼낸다고 마를 강물이더냐고,지리산이 저문 강물에 얼굴을 씻고일어서서 껄껄 웃으며 무등산을 보며 그렇지 않느냐고 물어 보면노을 띤 무등산이 그렇다고 훤한 이마 끄덕이는고갯짓을 바라보며저무는 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어디 몇몇 애비 없는 후레자식들이퍼간다고 마를 강물인가를.

 

 

 

 

 

 

 

12. 김종길 / 성탄제

 

 

어두운 방안엔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가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속을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을 헤치고 따 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 그 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 새 나도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옛것이란 거의 찾아볼 길 없는 성탄제 가까운 도시에는 이제 반가운 그 옛날의 것이 내리는데,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 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13. 김종철 / 해 뜨는 곳에서 해 지는 곳까지

 

내  고향 늙은  미루나무를  만나거든

나도  사랑을  보았노라고

그대처럼  하루하루  몸이 벗겨져  나가

삶을  얻지  못한하는  병을  앓고 있다고  일러주오

 

내 고향  잠들지  못하는  철새를  만나거든

나도  날마다  해뜨는  곳에서

해지는 곳으로  짐을  옮겨지으며

눈물  감추는  법을  알게  되었다고  일러주오

 

내 고향  저녁바다  안고  돌아오는  뱃사람을  만나거든

내가  낳은  자식에게도  가는 길과

썰물로  드러난  갯벌의  비애를 가르치라고  일러주오

 

내 고향  홀로  집  지키는  에미를  만나거든

밤마다  꿈속  수백  리 걸어  당신의  잦은  기침과

헛손질로  자주자주  손가락을    찔리우는  한 올의  바느질을  밟고

울며울며  되돌아  온다고  일러주오

 

내 고향  유년의  하느님을  마나거든

기도하는  이어진  도시의  언어와  한  잔의  쓴술로

세상을  용케  참아온  이 젊음을

용서하여  주어라고  일러주오

 

내 고향  떠도는  낯선  죽은을  만나거든

나를  닮은  한  낮선  죽음을  만나거든

나의 당에 죽은 것까지  다 내어놓고

물 없이  만나는  떠돌이  바다의  一泊까지  다  내어놓고

이별이별이별의  힘까지 다  내어놓고

자주자주  길을 잃는  이  젊은  유랑의  슬픔을 잊지 말아 달라고 일러주오

 

 

 

 

14. 김종해 / 바람 부는 날

 

 

오늘따라 바람이

저렇게 쉴새없이 설레고만 있음을

바람도 나와 함께 안다는 말일까.

 

풀잎에

나뭇가지에

들길에 마을에

가을날 잎들이 말갛게 쓸리듯이

나는 오늘 그렇게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여희고만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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