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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비 여사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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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우보인 작성일10-03-06 13:01 조회3,6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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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전 도산 선비문화 수련원에서 이육사문학관을 탐방할 때 잠깐 뵙고, 그 이튿날 볼 일로 다시 심방하였을 때는 주제넘게도 용기를 내어 인사 드렸었습니다. 기억하실지, 내앞이 집이고 이름은 아무아무라 하였었지요. 그 때, 여사 말씀을 들으면서는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요. 특히 어려 헤어진 후로 아버님 생전의 사랑을 받지는 못하였으나, 여러분이 이렇게 찾아오시니 여느 사람보다 아버님 사랑을 톡톡히 받는 셈이라시던 대목에서는, 뒷자리 어름에 여러 사람들에 섞여 있어 눈에 띌 턱이 없는데도, 남과 혹 시선이라도 마주칠까 눈을 똑바로 뜰 수가 없었습니다. 나중 육우당 부근을 천천히 거닐면서 내내 가슴이 더웠었는데, 앞으로도 일상 여러 구비에서 원촌과 육사선생을 떠올리며 전에 알지 못하던 힘을 낼 것도 같습니다. 九十日春晴日少라더니 화창해야 할 봄날이 연일 꾸무리합니다. 건강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돌아 나오는 길에 평소 다정히 지내던 조영일 관장, 이위발 국장이 육사 여섯 종형제분께서 어머니 수연에 만들어 올렸던 병풍의 빈풍 <칠월>과 병서를 해역해 보라고 명하셨습니다. 감히 어길 수 없어 근근 풀어얽어 여기에 붙여 보냅니다. 못난 솜씨, 읽고  한 번 웃으시기 바랍니다.

 

豳風 七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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七月流火 칠월에 대화성(大火星)이 아래로 흐르면

九月授衣 구월에는 옷을 지어주네

一之日觱發 일양(一陽)의 날엔 바람이 세차고

二之日栗烈 이양(二陽)의 날엔 날씨가 차니

無衣無褐 옷이 없고 솜옷이 없으면

何以卒歲 무슨 수로 겨울을 나랴

三之日于耜 삼양(三陽)의 날에 쟁기를 손보고

四之日擧趾 사양(四陽)의 날에 일손이 바쁘면

同我婦子 우리 처자식과 함께

饁彼南畝 남쪽 밭으로 점심을 나르거늘

田畯至喜 권농(勸農)이 찾아와 기뻐하네

 

七月流火 칠월에 대화성(大火星)이 아래로 흐르면

九月授衣 구월에는 옷을 지어주네

春日載陽 봄볕이 차츰 따스해지고

有鳴倉庚 꾀꼬리 울음소리 들리면

女執懿筐 아가씨는 고운 바구니를 가지고

遵彼微行 저 가느다란 오솔길 따라와

爰求柔桑 여기서 부드러운 뽕잎을 따며

春日遲遲 봄날이 점점 길어지면

采蘩祁祁 흰 들쑥을 수북이 캐나니

女心傷悲 아가씨 슬픈 그 마음이여

殆及公子同歸 곧 공자에게 시집을 가야한다네

 

七月流火 칠월에 대화성(大火星)이 아래로 흐르면

八月萑葦 팔월에는 갈대를 베어온다네

蠶月條桑 누에 철에는 뽕가지를 치니

取彼斧斨 저 갖가지 도끼를 가져와

以伐遠揚 멀리 벋은 가지는 치고

猗彼女桑 저 어린 뽕은 잎만 딴다네

七月鳴鵙 칠월 들어 왜가리가 울거든

八月載積 팔월에 비로소 길쌈을 하는데

載玄載黃 검고 누른 색깔을 들여

我朱孔陽 우리 붉은색이 매우 밝으면

爲公子裳 공자의 의상을 짓는다네

 

四月秀葽 사월에 강아지풀이 패거든

五月鳴蜩 오월에 말매미가 울며

八月其穫 팔월에 곡식을 거두거든

十月隕蘀 시월에 나뭇잎이 떨어지네

一之日于貉 일양(一陽)의 날에는 담비사냥을 가서

取彼狐狸 저 호리(狐狸)를 취하여

爲公子裘 공자의 갖옷을 짓고

二之日其同 이양(二陽)의 날에 큰 사냥을 하여

載纘武功 무공(武功)을 계속하여

言私其豵 햇돼지는 스스로 가지고

獻豜于公 세 살 된 돼지는 공실(公室)에 바치네

五月斯螽動股 오월에는 메뚜기가 다리를 부벼 울고

六月莎雞振羽 유월에는 베짱이가 깃을 떨어 울며

七月在野 칠월에는 들판에 살다가

八月在宇 팔월에는 집으로 들어오고

九月在戶 구월에는 문 안에 들어오더니

十月蟋蟀 시월에는 귀뚜리가

入我牀下 침상아래 들어온다

穹窒熏鼠 구멍을 막고 쥐구멍에 불을 놓으며

塞向墐戶 북쪽 창을 막고 창문을 바르고

嗟我婦子 아아, 우리 아내와 아이야

曰爲改歲 해가 바뀐다 하니

入此室處 이 집에 들어와 살자꾸나

六月食鬱及薁 유월에는 아가위와 머루를 먹으며

七月享葵及菽 칠월에는 아욱과 콩을 삶고

八月剝棗 대추를 털며

十月穫稻 시월에는 벼를 거두어

爲此春酒 봄술을 빚어

以介眉壽 미수(眉壽)를 돕는다

七月食瓜 칠월에는 참외를 먹고

八月斷壺 팔월에는 박을 타며

九月叔苴 구월에는 깨를 털며

采荼新樗 씀바귀나 죽나무 순을 뜯어다가

食我農夫 우리 농부들을 먹이네

 

九月築場圃 구월에는 채마밭을 다지고

十月納禾稼 시월에는 벼를 거두나니

黍稷重穋 기장과 메기장과 올벼에

禾麻菽麥 벼와 삼, 콩과 보리일세

嗟我農夫 어와, 우리 농부들아

我稼旣同 우리 농사를 이미 모여서 마쳤으니

上入執宮功 위로 읍궁(邑宮)의 일을 해야 하네

晝爾于茅 낮에는 띠풀을 베어 오고

宵爾索綯 밤이면 사끼를 꼬아야지

亟其乘屋 어서 그 지붕을 이어올려야

其始播百穀 내년에 백곡(百穀)을 뿌릴 수 있다네

 

二之日鑿冰冲冲 이양(二陽)의 날, 얼음을 쿵쿵 깨어서

三之日納于凌陰 삼양(三陽)의 날, 빙고(氷庫)에 넣나니

四之日其蚤 사양(四陽)의 날 아침에,

獻羔祭韭 고양(羔羊)을 올려 부추로 제사하네

九月肅霜 구월에 서리가 내리거든

十月滌場 시월에 마당을 깨끗이 쓸고

朋酒斯饗 두 동이의 술로 연향을 베풀어

曰殺羔羊 고양(羔羊)을 잡아

躋彼公堂 저 공당(公堂)으로 올라가서

稱彼兕觥 저 뿔잔을 드니

萬壽無疆 만수무강하리로다

 

 

此詩 首言衣 次言食 終及于祭祀讌樂 而蠶桑稼穡之勤 男女各盡其職 治家之道 舍此無由也 顧吾兄弟五人 玆具室 家庭而不學 事而不遵 貧不能養二親 今於壽母之席 羊羔兕觥 又未足稱慶 爲吾兄弟畢生至恨 遂書此作屛 謌以頌之 眉介無疆 且晨昏常目 庶補愆尤 以備來後之戒云爾 東鼠冬十月五日壽母朝

不肖男 源基 拜識

源三 奉酒

源一 敬書

源朝 唱詩

源昌 彩舞

從子 源均 獻花

이 시는 첫머리에 의복을 말하고 다음에 음식을 말하며 마지막으로 제사와 연락을 언급하였는데, 누에치고 농사짓는 데 근실함은 남녀가 각각 그 직분을 다해야 하니, 집안을 다스리는 도리가 이들을 버리고는 나올 곳이 없다. 돌아보건대 우리 형제 다섯이 지금 모두 장가를 든 후로 어버이의 가르침대로 배우지 못하고, 일을 준신히 하지 못하며, 가난으로 능히 어버이를 봉양하지 못하였다. 오늘 어머니의 수연을 맞아 양을 잡고 술잔을 올리나, 또한 경사에 걸맞기에는 미족하니 우리 형제 필생의 지극한 한이 되니, 드디어 이 시를 써서 병풍을 꾸미고, 노래부르고 송축하여 만수무강을 빌며, 또한 아침저녁으로 항상 바라보며 허물을 반성하여 훗날의 경계로 갖추어 두기를 바랄 뿐이다. 갑자년 겨울, 시월 초닷새 어머님 수연 날 아침에,

불초 아들 원기(源基)는 삼가 기록하고,

원삼(源三)은 술을 올리며,

원일(源一)은 삼가 글씨를 쓰고,

원조(源朝)는 노래를 부르며,

원창(源昌)은 색동 춤을 추고,

조카[從子] 원균(源均)은 꽃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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